1933년 『조선지광(朝鮮紙光)』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인간의 본능적인 성애(性愛)를 다룬 작품이다. 이 작품을 기점으로 이효석은 자연성을 예찬하는 서정적 문학으로 돌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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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이는 푼푼이 모은 돈으로 돼지 한 쌍을 사서 기르다가 수놈은 죽고 암놈만 겨우 살아 남는다. 식이는 자신의 희망이 걸린 암퇘지를 십 리가 넘는 종묘장까지 끌고 가서 접을 붙이려 하나 너무 어려서 돈만 치르고 실패하고 만다. 달포가 지나서 다시 끌려간 암퇘지는 육중한 수놈에게 이러저리 치이다가 가까스로 성공한다. 암퇘지가 고통을 당하는 동안 식이는 달아나 버린 분이를 생각한다.
-작품 속으로
옛성 모퉁이 버드나무 까치 둥우리 위에 푸르둥한 하늘이 얕게 드리웠다.
토끼우리에서 하이얀 양토끼가 고슴도치 모양으로 까칠하게 웅크리고 있다. 능금나무 가지를 간들간들 흔들면서 벌판을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채 녹지 않은 눈 속에 덮인 종묘장(種苗場) 보리밭에 휩쓸려 돼지우리에 모질게 부딪친다.
✎ 수탉
1933년 『삼천리』에 발표된 이효석의 단편소설이다. 그 전까지 사실주의적 작품 세계를 추구하던 이효석은 순수문학에 눈뜨면서 「돈(豚)」과 더불어 이 작품을 기점으로 서정적이고 향토성 짙은 작품을 발표하게 된다.
-작품 맛보기
을손은 친구들과 학교 근처 과수원의 사과를 몰래 따먹은 것이 들키는 바람에 무기정학 처분을 받는다. 이 일로 계기로 을손은 사귀던 복녀와 강제로 헤어지게 되고, 이래저래 패배감에 빠진다. 을손의 집에는 암탉에 쫒겨 제 구실도 못하고 이웃집 닭과 싸워 매번 지기만 하는 초라한 절름발이 수탉이 있다. 그런 수탉을 지켜보는 을손은 마치 자신을 보는 것 같아 버럭 화가 난다.
-작품 속으로
그 두 마리 중에서도 못난 한 마리의 수탉―---가장 초라한 꼴이었다. 허울이 변변치 못한 위에 이웃집 닭과 싸우면 판판이 졌다. 물어 뜯긴 맨드라미에는 언제 보아도 피가 새로이 흘러 있다. 거적눈인데다 한쪽 다리를 전다. 죽지의 깃이 가지런하지 못하고 꼬리조차 짧았다.
이효석(李孝石, 1907∼1942)
강원도 평창(平昌) 출생. 경성제국대학을 졸업했다. 1928년 을 발표하면서부터 정식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구인회(九人會)에 참여하여 , 등 향토색이 짙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이후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 경향으로 주목을 끌기도 하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 《화분》, 《벽공무한(碧空無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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